책읽기와 책쓰기/북리뷰

그들은 어떻게 읽었을까 (홍상진) / 흐르는 물을 먹으라

강창훈 2012. 11. 30. 02:30

 

 

  흐르는 물을 먹으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는 책을 읽지 않는 것은 마치 사람이 고여 있는 물을 먹고 있는 것과 같다고 했다. 고여 썩어 버린 물을 먹고자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이 시대의 멘토 10인이 어떻게 책을 읽어왔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책을 주루룩 읽어가며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저자는 그들을 직접 만나본 일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 종류의 책은 저자가 발로 뛰며 멘토들을 인터뷰하고, 입체적으로 재구성하여 창조되지 않던가.

  하지만 저자는 책 속에서 그들을 만났다. 그들과 관련된 모든 책들을 읽고 분석하였다. 그런 면에서 저자 역시 훌륭한 독서가이다. 어떻게 보면 더 현실적이기도 하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그들을 쉽게 만날 수 없지 않은가. 하지만 책 속에서는 입 속에 밥알을 씹으면서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그들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첫째, 그들은 모두 자기 분야에서 지도자였다. 부지런히 읽음으로써 그들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 더 나아가 그들은 생각 너머를 상상함으로써 리더가 될 수 있었다. 역시 독서는 사고력과 상상력을 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수단이다. 

  둘째, 그들은 읽는 사람들일 뿐만 아니라 쓰는 사람들이었다. 각 멘토에게 할당된 끝페이지에는 항상 그들의 대표작 목록이 실려 있다. 그들을 읽을 뿐만 아니라, 읽으면서 생성된 뛰어난 통찰력, 상상력을 글로써 표현해냄으로써 남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책에는 독서뿐만 아니라 글쓰기에 관해서도 꽤나 의미 있는 통찰을 제시한다. 글은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쓰는 것이며, 꾸준히 수백장 수천장의 원고지를 쌓게 되면 어느새 문리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생각하지 말고 종이에 펜을 끄적이기를, 컴퓨터를 키고 키보드를 두드리길 권했다.

그러니깐 글은 이렇게 쓰는 것이다.

 

  멘토 중 하나인 이장우씨는 한 분야에서 1,000권의 책을 읽으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집중력 있게 1,000권의 책을 읽으면서 손을 놀리지 않는다면, 누구든지 그들과 같은 멘토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