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ICA 해외봉사활동/상상하고, 추억하며 2013

사진파일제출, 코이카 로고가 분명히 드러날 것!

강창훈 2013. 9. 17. 02:50

 요 근래 내가 파라과이에서 활동하는 사진들이 필요했었다. 일 년 넘게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사진 폴더를 열었다. 사진이야 예쁘면 예쁠수록 좋겠지만, 가장 중요한 사진의 조건은 ‘나의 활동 모습과 KOICA(또는 World Friends) 로고가 선명하게 드러날 것!’ 이었다. 항상 누군가를 찍어주기만 해서인지, 잘 나온 내 사진은 없었다. 현지인들이 워낙 사진을 못 찍기도 하고, 나도 카메라 앞에서는 얼굴 표정이 굳어버리는 소심한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막상 필요해서 찾으려고 하니 아쉬웠다.

  

  내가 이 곳 저 곳에 제출했던 사진 8장을 공유하고자 한다. 내가 스스로 찍은 것들도 있고, 코이카 동료단원들이 찍은 것들도 있다. 현지인 친구들이 찍어준 것들도 있다. 사진이 조악함에도 불구하고, 추억이기에 한 장 한 장 올려본다.


1. 작년 2012년 7월, 파견학교에 처음 도착해서 찍은 사진이다.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힘든 시절이라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면서 사진만 찍었었다. 사진 속 아이들은 파라과이판 얼음땡을 하고 있는 중이다. 술래에게 잡힌 아이들은 다른 친구들이 와서 '땡~' 해주기 이전까지는 꼼짝없이 벽 위에 손을 올려놓고 있어야 한다.



2. 마찬가지로 파견학교에 도착해서 얼마되지 않아 찍은 사진이다. 그의 이름은 알폰소Alfonso. 지금도 뭐든지 잘먹는 개구장이다. 일 년 사이에 부쩍 커버렸다. 내 블로그의 메인을 장식하고 있는 귀염둥이.



3. 동화책을 읽어주는 수업을 하고나서 찍은 사진이다. 어렴풋한 기억상으로는 제일 첫번째 수업이지 않을까 싶다. 동화책을 함께 읽고 색종이로 새pajarito와 그 새가 사는 집casita를 만들어보았다. 자신의 작품을 번쩍 들어보라며, 약간 손들고 벌서듯이 사진을 찍었다.



4. 2012년 학교 축제 행사 중이었던 것 같다. 유치원 만 다섯살 반의 예쁜이들과 셀카를 찍느라 고생했던 기억이다. 사진이 마음에 들어 한동안 페이스북 메인사진으로 걸어놓았었다.



5. 성인문해교육을 진행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코이카 동료단원이 찍어주었다. 칠판에 스페인어 모음 a, e, i, o, u를 적고 자음을 결합하며 설명했었다. 좋은 사진으로 건질 수 있었는데, 내가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6. 2013년 책의 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교도서관 이용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버벅버벅 말은 잘 못했지만,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나의 생각을 잘 이해해주었던 것 같다. 현지인 선생님이 찍어주었다. 꽤나 많이 찍어주었지만, 다 똑같이 흔들려 있어서 건진 사진이 별로 없다.



7. 도서관에서 진행한 과라니족 학부모들 대상 학교도서관 프레젠테이션 모습이다. 전날 니바끌레족 학부모들이 너무 조금 참석하여 실망했었는데, 이날 학부모님들이 많이들 와주셔서 좋은 기분으로 도서관이용교육을 진행했다.



8. 가장 최근까지 진행했던 멜로디언 실기수업의 사진이다. 8장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들고, 코이카 동료단원이 찍어주었다. 정말 징그럽게 말을 안 듣는 5학년 교실이지만, 사진은 아이들이 아주 잘 집중하는 것처럼 나와주었다. 카메라 앞에서 얼어버리는 나이지만, 조금 자연스럽게 나와서 마음에 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