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la pesca (낚시)

2012. 11. 2. 12:26KOICA 해외봉사활동/책 읽어주는 다비드(David, el narrador)

 

David, el narrador. 책 읽어주기 수업이 벌써 여섯권째이다. 내가 지금까지 6주간 수업을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포스팅은 사실 저번주에 수업한 내용이다. 게으른 나에게 꼬박꼬박 때에 맞춰 포스팅한다는 것은 크나큰 부지런함을 요구하기 때문에 미루고 미뤄왔다.

 

오늘은 책을 읽기 전에 실제로 떼레시따 마을에서 아이들이 낚시하는 모습을 찍었던 사진들을 공유했다.

PPT에 사진이 나올때마다, 아이들은 사진에 등장하는 친구들의 이름을 크게 부르고 키득키득 웃곤했다.

하지만 정말 재밌었던 것은 거론되는 이름 중 하나가 '아니말'(내가 곧이 곧대로 들은 것이 맞다면, 아니말animal은 동물 또는 짐승을 의미)이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현지의 이름에 익숙하지 않아서 내가 분명히 잘못 들은 것이겠지만, 사람 이름을 짐승이라고 짓다니. 혼자 키득키득댔다. 다른 반 수업가서는 이 친구가 바로 '짐승'이라며 친절하게 내가 먼저 소개해주기도 하였다. :)

오른쪽 아이가 바로 아니말이다. 사실 이름이 조금 어울린다고 생각되니 혼자 또 재밌었다. 

월척이오.

 

책의 내용을 적어본다면, Ana와 Pedro가 낚시를 하러 호수를 간다. 그리고 좋은 자리를 잡고 오랫동안 물고기가 낚시 바늘을 물기를 기다린다. Ana는 과연 잡을 수 있는 것이냐며 Pedro를 채근하기도 한다. 하지만, 갑자기 묵직한 물고기 한마리가 잡히게 되고 그들은 기쁨에 쌓여있다. 그런데 갑자기 물 속에서 소리가 들린다. "얘들아, 제발 내 아들을 데려가지 마.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아들이란다." 그래서 Ana와 Pedro는 이 엄마 물고기의 간절한 부탁을 들어, 잡은 물고기를 놓아주게 된다는 이쁜 내용이다. 

 

책을 읽은 후에 아이들과 내용 확인 질문들을 주고 받았다. 항상 조금 괴롭고 미안한 것은 내가 스페인어로 질문하면, 아이들은 과라니어로 대답한다는 것이다. 어느정도 눈치로 알아듣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애들 틈에 앉아 계시는 선생님을 발표하는 아이보다 더 집중해서 쳐다보게 된다. 포기했던 과라니를 공부해야 하는 당위성은 항상 수업에서 발견된다. 정말 더 이상의 스페인어는 사치인가?

 

오늘도 독후활동으로 종이접기를 했다. 전형적인 물고기 모양의 종이접기였는데, 단계에 맞춰 종이를 접고 가위로 잘라 꼬리를 만들어내니 아이들이 진짜 신기해했다. "이뽀나"라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아이들이 귀여웠다.

그리고 오늘은 색칠하고, 꾸미는 미술활동보다는 말풍선을 만들고 그 안에 문장을 써보기로 했다. 즉, 우리가 만든 물고기는 물 속에서 아이들에게 간절히 아들을 놓아줄 것을 요청했던 엄마 물고기이다. 그리고 엄마 물고기의 말풍선에 "Por favor, no lleve a mi hijo." 이런 식으로 대화문을 작성해보는 것이다. 원래는 물고기 두 마리 만들어서 아들 물고기와 대화하는 장면을 상상했었는데, 요즘 색종이가 굉장히 Falta하다. :(

나의 예시작품. 말풍선 만들기.

꼬리 만들기가 은근히 어려웠나보다. 다 부셔먹었다.

공책에 낙서해놓고 웃고 있네 이게.

열심히 열심히

지난번 Juan sin miedo와 함께. 이 사진을 보고 따로 독서기록장을 만들어보려고 생각하게 되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