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교수법(박남기) / 최고의 교수법 = 학습열 + 선한 마음

2019. 2. 23. 16:44책읽기와 책쓰기/교육

박남기 교수의 <실력의 배신> 리뷰를 쓰고 저자에게 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필자는 저자에게 당신의 식견을 닮아가고 싶으니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고, 저자는 이론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될 것을 그리고 당신의 책 <최고의 교수법> 읽기를 권했다. (이론 생산자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 말미에도 등장한다.)

참고링크: 실력의 배신(박남기) / 실력주의를 넘어 신실력주의 사회로

미래 사회에서 교사는 이론 소비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론 생산자로서의 역량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론 생산 자격증에 해당하는 박사 학위를 취득할 필요도 있다. (p357)


박남기 교수는 최고의 교수법어떤 특정 기법이 아니라 가르침의 본질에 대한 끝없는 성찰과 자신에게 적합한 교수법을 찾아 쉼 없이 노력하는 자세, 그리고 그 열정 그 자체로 정의한다. 그리고 그 정의에 따라 가르침의 심층구조에 대해 쓴 비교적 짧은 호흡의 글들을 한데 모아 이 책을 탄생시켰다. 짧은 글들로 엮인 책들은 보통 해당 저자의 고유한 주장은 온데간데없고 여러 비슷한 책들을 짜깁기한 결과물일 때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오랜 교수 생활 동안 가르침의 본질에 대해 저자가 깨닫거나 고민한 내용들을 여러 학술적 및 대중적 참고문헌(심지어 드라마까지!)들과 함께 버무려 오랫동안 숙성한 후 독자들에게 내었다는 점에서 인용문 짜깁기식의 여타 허접한 책들과는 결을 달리한다. 50개에 다다르는 글의 여러 꼭지들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가르침에 대한 교훈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것으로 생각하면 꼭 알맞다

그렇다면 최고의 교수(교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독자에 따라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를 서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겠지만, 필자가 궁예의 관심법(觀心法)으로 보기엔 저자 박남기 교수는 아래 두 가지 사항을 이 책을 통틀어 꼭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로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독자들은 필자의 독심술(mind reading)을 참고한다면 책의 내용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데 약간의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궁예 관심법 中.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지?


1) 가르치는 사람은 배움에 부지런한 영원한 학생이어야 한다.

가르치는 교사가 공부의 기쁨, 즉 학습열을 유지할 때 학생들도 교사를 통해 행복한 배움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자신은 공부하기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남에게 강요하고 그를 자신의 생계 수단으로 삼는다면 죄를 짓는 것이다. (p357)


2) 가르치는 사람은 스승이 되어야 한다.

가르침이 성공하려면 수업 중에 혹시 문제가 있어 보이는 학생은 없는지 살피고, 그 학생과의 만남을 통해 삶의 틀을 바로 잡아주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단순히 교수법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는 그러한 학생을 배움의 길로 이끌 수 없다. (p297)


저자는 책 곳곳에서 소위 자뻑하는 모습을 종종 보이곤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저자의 자기애에 부채질을 하며 서평을 끝마치고 싶다. 먼저 저자 박남기는 스페셜 제너럴리스트다. 교육(행정)이란 한 우물을 팠지만 그의 사유를 이루는 생각의 재료들은 교육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실력의 배신>에 이어 이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책들을 인터넷서점 카트에 담아가며 읽었다. 물론 인문사회 현상을 다양한 패러다임으로 바라봐야 함이 옳지만, 당분간은 그의 사유의 재료들을 따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인지과학에 의하면 저자와 필자는 서로 다른 환경과 장기기억을 지니고 있기에 필자가 저자의 자취를 따라 책을 읽는다 하더라도 저자의 가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또한 개가 된다 한들 멋진 셰펴드나 풍산개 정도라면 당분간은 만족할 수 있겠다.^^)


또한 저자 박남기는 한국 교육의 브리꼴레르형 인물의 훌륭한 모델이다. 논리적 사유 능력뿐만 아니라 교육 대상을 향한 선한 마음이 이 책 내내 잘 묻어나왔고 그것의 진실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며(이 시점에서 필자는 광주교대 학생들이 부러웠다), 저자의 메시지는 그 어느 것 하나 작위적이지 않고 여러 지식들을 모아 새롭게 편집 가공하여 창조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론의 생산자가 되라는 저자의 조언은 혹시 단순히 학위 취득을 넘어 지식의 편집·가공·생산자가 되라는 아주 본질적인 주문이 아니었을까? (지식의 편집과 생산과 관련하여 필자가 읽었던 책 중 젊은이들이 읽어볼만한 세 권의 추천도서를 제일 하단에 소개하겠다.)

책이나 신문 기사를 읽을 때, 여행을 할 때, 연수를 받을 때도 항상 가르칠 것을 염두에 두고 자료를 모으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 경우 읽은 책은 모두 파일로 요약정리를 해두고, 연구나 강의에 필요하거나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신문 기사나 칼럼은 모두 인터넷을 검색해 파일로 저장해둔다.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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