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모집했습니다.

2012. 12. 16. 11:42KOICA 해외봉사활동/성인문해교육 (TESAPE'A)

 

1. 지난 주에 15명의 학생들을 모집했습니다. 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게으름에 계속 미루다가 오늘에야 쓰게 되네요. 전부 니바체(니바끌레족 여자) 부녀자들로 모집했습니다. 장학관하고 이야기한 끝에 일단은 니바끌레족에 집중하기로 했거든요. 수업하는 장소도 학교 교실이 아닌, 니바끌레족 부녀자들이 바느질하고 제봉질하는 원룸(?)을 빌렸습니다.

교실로 사용할 니바끌레족 부녀자 작업장소

리디아(Lidia)선생님과 아들 호세(Jose). 학생 모집하는데 아주 많은 도움을 주셨다.

 

2. 출석부도 만들겸, 어느정도의 형식도 갖출겸 등록부 양식을 만들어서 나갔습니다. 리디아(Lidia)선생님과 함께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을 받았고, 수업 참여를 희망하는 부녀자들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물어보고 적으려고 했거든요.

 

3. 하지만 이름과 생년월일을 물어볼 때마다 그들은 집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자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나오더군요. 비문해자들에게 이름을 물어보고 곧이곧대로 쓰려고 했다니 제가 좀 생각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저는 이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안겨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이모양 이꼴이네요.

 

4. 재밌었습니다. 학생을 모집하며 돌아다니는데, 저 구석에서 부녀자들이 '서양화'를 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그중에 3명은 제 학생이 되었는데, 나중에 함께 서양화 쳐보기로 했습니다. 문해교육 프로그램 끝나면 고스톱하고 담요 싸들고 가서 한국의 '동양화'를 가르쳐주어야겠습니다.

서양화 치고 계심 ㅋㅋㅋㅋㅋ 수유 장면은 19세이므로 모자이크 ㅋㅋㅋㅋㅋ

 

5. 어느 한 집에서는 제가 들어가기도 전에 약 7마리의 개들이 저글링처럼 달려오며 짖어댔습니다. 이거여기서도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거든요. 그래서인지 제 학생이 된 아주머니 한분이 미친듯이 뛰어서 쫓아나오시면서 자신이 신고있던 신발을 던지는 겁니다. 저와 집으로 들어갈 때에는 한 발은 맨발이셨어요. :) 재밌습니다 아무튼.

저에게 달려오며 무진장 짖었던 저글링들. 아주머니의 신발에 후려맞았지 뭐에요.

개를 개답게 다루시는 멋쟁이 아주머니.

 

6. despensa(가정상점) 6 곳 중 3군데와 계약서를 썼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한해서 25프로 할인을 받기로 했구요. 나머지 2곳은 주인장 만나기가 조금 힘들어서 미뤄지고 있고, 1곳은 주인아저씨가 조금 오락가락 하세요 -_- 계약서 쓰자고 하니, 자신은 죽을 때가 다 되어서 계약서 못 쓴다고 하시네요. 일단 가장 크고 물품이 많은 가정상점 3군데를 확보했으니, 크게 걱정은 없습니다. 저도.

 

7. 잘 가르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부딪혀봐야 하겠지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