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sotros si podemos leer y escribir. 우리는 읽고 쓸 수 있습니다.

2013. 3. 22. 11:35KOICA 해외봉사활동/성인문해교육 (TESAPE'A)

 

1. 3월 21일. 오늘은 TESAPE'A성인문해교육 프로그램의 마지막 수업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 수업에 대한 최소한의 준비 없이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른 오후, 집의 현관문이 고장 나는 바람에 망치랑 드라이버 들고 몇 시간을 설쳤더니 시간도 체력도 모자랐던 탓이었지요. 정말 현관문만은 제 나머지 임지생활동안 굳건하게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만 :(

 

2. 그래도 고민고민해서 마지막 마무리를 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알고 있듯이, 오늘이 마지막 수업입니다. 제 수업이 여러분에게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겠네요. 도움이 많이 되었길 바랍니다. 내일부터 어떠한 글자를 보게 되면 읽어보고 써보는 것을 시도해보세요. 모두가 그렇게 공부합니다. 만약 읽기 힘들다면, 제가 나눠드린 파일에 모든 자료가 있으니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Como ustedes saben, hoy es ultima clase. No se que mi clase era ayudable para ustedes, pero espero que SI. Y yo quiero decir que desde mañana cuando encontra la letra o algo, proba de leer y escribir. Todos estudian asi nomas. Y no sabe algo, en tu carpeta alli esta todo para leer y escribir, la carpeta va a ayudar mucho.”

 

3. “그리고 두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수업이 끝나더라도, 우리가 마주치게 되면 저에게 꼭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주세요. 그리고 여기 칠판 앞에서 여러분의 사진을 찍고 싶어요. 제가 이미 ‘우리는 읽고 쓸 수 있습니다’라고 칠판에 적어뒀어요. 하하. Y tengo dos favores. De primero despues de terminar clase, cuando encontramos tienen que decirme 'hola' o ‘nam' para saludo. Desupues, quiero sacar foto de ustedes aca frente. Ya escribi que 'nosotros si podemos leer y escribir' jaja.”

그리고 찍은 사진!

 

4. 그리고 ‘빠꿈’(니바끌레 작별인사)하며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어떤 아주머니가 되돌아오더군요. 그리고 말했습니다. ‘그럼 월요일에 수업 없나요?’ ............

  ‘네, 오늘 수업 아예 끝났구요. 이제 새로운 그룹을 찾아볼 예정이에요.’

  아놔.............

 

5. 모든 학생들은 이제 기본적으로 자기 이름을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잘 따라온 학생들은 기본 회화 문장을 읽어냅니다. 그래도 가장 기분 좋은 성과는 평균적으로 약 10명 정도의 학생들이 3달간 ‘꾸준히’ 참여해주었다는 점입니다. 사실 임지에서 문해교육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매번 초반에만 조금 참석하고 흐지부지 되는 형식이었다고 하네요.

 

6.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그들의 문맹상태가 많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가장 절실하게 느낀 점은 ‘제도적인 학교교육의 필요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문해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기초적인 논리능력 즉, 제도적인 학교교육이 지원하는 생각의 틀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스페인어의 1음절을 연습하는 학습지를 표로 만들어 제시하면, 심각한 경우의 학생들은 표가 어떻게 성립되는지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7. 그래서 아이패드 메모장에 적어두었습니다. 부모, 스승, 나라에 감사할 것!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오히려 제가 깨닫고 배우는 것이 많았습니다. 선생으로서 살면서 아이들을 칭찬하는 것이 참 인색했었는데, ‘위록지마(謂鹿之馬)’ 사슴이 말이 될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학생들이 전혀 못 따라와도 ‘잘하고 있어요!’ 착한 거짓말을 하며 우리 에쿠스를 사슴으로 만들어버렸지요.

 

8. 가만히 함께 공부하다보면 ‘아, 낫 놓고 기억자도 모른다는 속담이 이런 의미구나.’ 할 정도로 다양한 인간군상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c'를 보고 따라 써보라고 합니다. 그럼 ’c'를 왼쪽으로도 자세히 보고, 오른쪽으로도 자세히 보고, 위에서도 뚫어져라 봐보고, 아래에서도 봅니다. 그리고 나선 어려워서 못쓰겠다고 하지요. 속이 터지긴 했지만, 그래도 이 학생 분은 마지막 시간에 표도 이해하고, 표 안에 스페인어 1음절도 다 채워 쓰셨어요.

마지막에서 2번째 시간부터 표를 이해하시고, 1음절 표를 완성하고 계심!

 

삐뚤빼뚤 글씨지만, 그래도 엄청난 발전!

 

9.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지만, 올려봅니다.

 

10. 빠꿈!

 

이름쓰기 공부. 공부라기보단 훈련에 가까웠다.

한국의 빽빽이가 짱이더라구요. 이렇게 몇장을 쓰시니 기억하심!

역시 이름 연습. 이분 이름 이렇게 쓰는데 3일은 같이 연습했던 것 같다.

최우수 학생! mejor alumna!

비록 공부했던 회화문장 배껴쓰기지만, 최우수 학생의 결과물!

 

 

끝.